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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리모델링 카페 영종도 을왕리 메이드림 두번은 안갈듯

마로에니 2023. 6. 7. 21:59

메이드림

  • 인천 중구 을왕동 875-1
  • 매일 오전 10:00 ~ 오후 21:30
  •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용을 적극 추천
  • 메뉴들의 가격대가 은근 비쌈
  • 뚜벅이 추천도 : ☆☆☆☆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 핫한.. 교회를 카페로 리모델링했다고 하는 영종도 을왕리에 위치한 메이드림에 다녀왔다. 경험상 핫플이라고 떠들어대던 장소에서 많은 실망을 해왔었기에, 영종도 메이드림 역시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다녀왔다.

참고로 나는 아직 자가용이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교통이 아주 지랄맞더라. 공항철도로 운서역까지 은하슛 초스피드로 돌진하길래, 운서역에서 메이드림까지도 금방 도착할 줄 알았거늘.. 영종도 인구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버스 배차 간격이 기본 1~2시간이더라.

만약 대중교통으로 영종도 메이드림을 찾아갈 뚜벅이들이라면 운서역 롯데리아 앞에서 204번을 40분 동안 타고 가거나, 중구2번인가? 하는 배차 간격이 지리는 버스를 20분만 타고 왕산차고지에서 내리시면 되겠다. 돈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택시를 타면 되는데 예상 비용이 14,000~15,000원이니 참고하시길.

6월 6일 현충일. 공휴일이라 그런지 을왕리 메이드림 주차장이 만석이었다. 평일에는 별로 없고 주말에 오지게 몰린다는 정보를 알고 간거긴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교회 리모델링 카페가 실제 교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니.. 전국에 계신 목사님들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교회 한켠에 MZ세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보시는건..?

메이드림. 이 간판을 보기 전까지는 MAY DRAEM(5월의 꿈) 이라는 뜻일 줄 알았는데, MAED林 숲을 만든다라는 뜻이 숨어있었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사람들이 오지게 많았다. 진짜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주말 예배 온 줄 알았음; 근데 이 건물이 1904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니.. 무려 12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네?

도대체가 뭔 사람들이 이리 많은지.. 영종도 메이드림 입구에서만 15분 정도 기다린 듯싶다. 참고로 메뉴를 주문하지 않을 경우 실내 구경이 불가능하다. 보통 젊은 사람들의 마인드로 이는 당연한 행위이지만, 몇몇의 어르신들에겐 이런 마인드가 탑재되지 않은 모양이더라. 자꾸 안에 좀 구경하고 간다고 머리부터 들이미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의 입장시간이 조금 더 늦어졌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들어간 영종도 을왕리 교회 카페 메이드림. 실내는 이렇게 생겼다. 중앙에는 빵이 있고 구석에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게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말해서 메이드림의 빵 비쥬얼은 최상급이었다. 그중에서 대파 크림 치즈 베이글은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했던 메뉴인 만큼 기대가 컸었는데, 막상 집으려고 보니 가격때문에 움찔하게 되더라. 진열된 빵들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8,000원 이상.. 이정도 규모에서 이정도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빵을 쟁반에 올려놓았다.

이 구성이 단 돈 32,000원!

영종도 메이드림의 대표 디저트인 대파 크림 치즈 베이글 7,900원, 생망고와 크림이 들어있는 크루아상은 8,000원.. 함께 곁들여먹을 바닐라라떼와 아메리카노는 각각 8,500원 7,500원.. 믿기지 않겠지만 음료 두 잔과 빵 2개가 32,000원이다. 계산서를 받아보는 순간 속으로 으매쓰벌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다 감성이리라.

어찌 되었든, 빵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음. 망고 크루아상은 당신이 예상하고 있는 그 맛이 맞을 것이고.. 문제는 대파 크림 치즈 베이글인데, 나는 이걸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겠더라. 그.. 학생 때 급식으로 생선까스의 단짝친구 타르타르소스가 나오는데 그 소스에 크림치즈가 발린 빵맛임. 진짜 딱 이맛이라 뭐라 더 설명이 불가함ㅋ

문제는 커피였음. 커피가 니맛도 내맛도 아니었음. 아메리카노야 뭐 그맛이 그맛일테지만 바닐라라떼는 달랐음. 캔으로 파는 맥스웰하우스에 바닐라시럽 뿌린 맛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엄~청 달게 느껴졌음.(별 맛 없었다는 뜻)

음료와 빵의 맛을 대충 음미했으니 영종도 교회 카페 메이드림의 인테리어나 구경해 보기로 했음. 사실 이게 메인이니깐! 아무튼 위 장소는 1층으로 커피를 주문하는 곳 옆에 있는 통로를 통해 진입할 수 있음. 나무 기둥 아래에 물이 잔잔하게 깔려있고 그 주변으로 테이블이 놓여져있음. 예쁘긴 예뻤는데, 교회라는 메인 키워드에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라고 느껴졌음.

메이드림의 메인 포토 스팟인 2층.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SNS에서 여기 사진 보고 시동 걸어서 네비 찍고 급발진했을 텐데, 막상 와보면 별 볼 일 없음. 살짝 꼬무룩해진다는 표현이 맞을 듯. 분명 예쁘긴 예쁜 공간임에는 틀림없는데, 뭔가 예쁘지 않은.. 참 뭔가가 뭔가한 그런 느낌이란 말이지.. 그리고 포토존이 너무 한가운데에 있어서.. 나 같은 아싸들은 사진 찍기도 힘들고..

그래도 2층은 다른 층에 비해 사진을 찍을만한 스팟이 참 많았던 것 같았다. 실제로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기도 했었고. 교회 감성 뿜뿜 느껴지는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커피를 마신다는 것 자체가 메이드림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포인트인 것 같았는데 직접 보니까 갬성이 너무 넘쳐흘러 보였다. 아무튼 예뻐 보였다는 뜻임.

3층은 2층을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구성된 공간인데, 음.. 솔직히 말하면 메인 스팟인 2층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망령들이 모인 그런 장소 같았다. 왜냐고..? 우리가 그랬으니깐!

4층은 옥상이다. 테이블 4개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사람들이 별로 없었음.

5층은 종탑인데.. 진짜 볼 거 없다. 한평만한 공간에 사진기만 하나 덜렁 설치되어 있는 게 다임. 그나저나 요즘 이런 사진기도 미러리스가 설치되어있는 걸 보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마지막으로 지하. 지하는 김치가 아주 맛깔나게 익을 것 같은 토굴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는데.. 뜬금 토굴 분위기가 좀처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벙쪘었다는. 만약 내가 인테리어를 했다면, 거기다가 교회라는 테마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하는 무조건 카타콤 스타일로 갔을 것 같다. 해골 소품에 물 똑똑 떨어지는 소리까지 동굴 입체 사운드로 재현했다면 분위기 오졌을 텐데 말이지..

야외는 이런 느낌이올씨다. 빛이 좋아서 빨래를 널면 매우 잘 마를 듯.

다른 스팟들보다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이 가장 교회라는 컨셉과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라고 느꼈는데, 계단 통로에 통으로 스테인드 글라스를 박아두고 사방을 거울로 해놓으니깐 롯데월드 거울미로 느낌이 나서 아주 멋졌음. 집에 와서 사진을 열어보니 다른 장소보다 여기서 찍은 사진들이 분위기 있게 나온 것 같기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공간들은 현장 예약룸이라는 유료존이었는데, 처음엔 "누가 이돈주고 여길 들어가냐ㅋㅋ" 싶다가 우리가 주문한 계산서를 보니깐 "2명이서 3만원이 넘어가는걸 보면 8인이면 15만원이 가능하기도 하겠구나" 싶더라.

창밖으로 보이는 유료전시장.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전시장의 느낌보다는 그냥 포토존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길래 패스함.

오늘은 하느님께서도 싫어하실 수 없는 공간. 영종도 을왕리의 교회 리모델링 카페 메이드림 솔직 후기를 작성해 봤다. 부천에서 대중교통으로 2시간 30분 걸린 것 같았는데, 막상 카페에서는 1시간도 못 있었던 것 같았다. 먼 곳에서 온 만큼 기대감이 컸는데, 막상 공간을 들여다보니 그냥 동네에도 있을법한 규모 큰 카페의 느낌이랄까.

딱히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지만 우리 옆 테이블에 있었던 커플, 계산하시던 가족단위의 손님분들께서도 약간의 불만과 아쉬움을 표현하시는 걸 보면.. 아마 이 글을 보고 영종도 메이드림을 찾아가려는 당신께서도 분명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두 번은 무리일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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