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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신중동 브런치빈 여자친구가 환장하는 브런치 천국

마로에니 2023. 3. 8. 00:30

브런치빈 신중동점

  • 경기도 부천시 신흥로 178 위브더스테이트 상가 3동 2층 13호
 

여자친구가 말하길.. 자기 친구중에 하나가 매주 꼭 가는 브런치 식당이 있는데 거기가 그렇게 맛이 있다고, 꼭 한번 가보자고 노래를 부르길래 찾아간 부천 브런치빈 신중동점. 브런치를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 브런치란.. 서양식 비빔밥..? 정도라서 이걸 왜 돈 주고 사 먹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여자의 마음은 또 다른가보다. 아무튼, 위브 근처를 자주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소에 이런 식당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평일에는 웨이팅없이 들어가는 모양이지만, 주말 점심시간쯤엔 사람들이 많아서 웨이팅이 필수인 듯 보였다. 우리가 갔을 때 4팀정도 대기 중이었음.

브런치빈의 이용 가이드. 메뉴 주문에서부터 반납까지의 과정을 비롯하여 식기와 물까지 모두 셀프라서 소비자에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브런치빈의 메뉴판. 나는 풀떼기만 파는 줄 알았는데 커피랑 음료, 피자, 파스타.. 엄청 잡다하게 많다. 예전에 백종원센세가 이렇게 메뉴가 다양한 것보다는 주력 상품으로 간소화하는 게 좋다고 했었는데, 요즘 트렌드는 다른 모양이다.

메뉴판을 한참이나 들여다봤는데도 딱히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이런 메뉴를 평소에 자주 접하지도 않았고, 먹고 싶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생각하는 브런치란 앞서 말한 것처럼 서양식 비빔밥 정도라서 왜 이런 음식을 이 가격 주고 사 먹는지 이해 불가였다.

매장의 분위기는 대충 이렇다. 가운데에 기둥 하나 세워져 있고 그 주변으로 테이블이 쭉 배치되어 있다. 테이블의 배치가 조금 난해해 보였지만 샐러드바나 카운터의 위치, 조명의 색상과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면서 분위기가 참 좋다고 느껴졌다.

SET 6
샘플러 플래터 & 스파이시 쉬림프 리조또

뭘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 했던 플래터 하나랑 밥 하나, 그리고 아메리카노 2잔이 포함된 세트를 주문했다. 가격은 27,900원으로 매장의 분위기나 메뉴를 고려했을 때 확실히 저렴한 가격이라 느껴졌다.

이게 바로 그 브런치라고 하는 음식이다. 이런 식문화에 상당히 생소했던 나는 음식을 받아보는 순간.. 누렁이 정식인 줄 알았다. 어찌 보면 짬통에서 먹을만한걸 막 꺼내온 것 같기도 하고.. 도저히 머리로 해석할 수가 없더라. 도대체 이런 음식을 여자친구는 왜 먹고 싶어 했던 건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일단 맛부터 봤다.

한 입 먹어보는 순간 동공확장.. 리얼루다가 개.존.맛이었다. 비쥬얼만 봤을 땐 짬통 쓰레기 바이브가 느껴지는데 맛은 재료 하나하나마다 고유의 맛을 자세하게 느낄 수 있었을 정도로 상당히 섬세했다. 샘플러 플래터에 들어간 소세지와 계란, 아보카도, 베이컨, 해시브라운, 닭고기, 채소.. 영양가만 놓고 본다면 거를 타선이 없었다. 이건 3대 500이상 치는 헬창들도 균형 잡힌 식단이라고 말할 것만 같은 그런 음식이었다.

플래터에 가려져서 먹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스파이시 쉬림프 리조또. 얘는 솔직히 첫인상이 김밥천국 새우볶음밥 같은 느낌이었는데, 한 입 먹어보니깐 비주얼과는 다른 강렬한 맛에 혀 끝 뿌리 쪽에서 침샘이 폭발하고야 말았다. 달콤하면서도 짭쪼롬하고, 그 끝에서 은은하게 해산물 향이 솨아아악 올라오는 리조또의 맛은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자극적이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플래터보다 이 리조또가 더 맛있었다.

브런치빈의 아메리카노는 상당히 탄맛이 강하다. 갈비 구울 때 사용하던 숯을 사용했나 싶을 정도로 탄맛이 강했음.

브런치라는 음식을 잘 몰랐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 같았다. 서양에서 브런치는 아점에 가볍게 즐기는 음식 개념이던데 우리나라에서는 거기에 살짝 무게감이 더해진 느낌이더라. 분명 가볍게 즐기려고 갔던 부천 신중동 브런치빈이었는데, 나올 때는 이를 쑤시고 배를 두드리며 나왔다. 그만큼 양이 푸짐했고 맛도 좋았다는 뜻이다.

매장 손님의 90%가 여성인 걸로 봐서 브런치는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선호하는 음식 같던데.. 데이트코스로도 분명 나쁘지 않을 듯? 여성에게 점수를 따고 싶다면 브런치빈을 이용해 보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여자친구표' 플래터

참고로.. 여자친구님이 브런치빈에서 깊은 감명을 받으신 모양인지 요즘 집에서 브런치빈 플래터를 흉내 내고 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해준다는 것 자체는 정말 좋다. 다 좋은데, 연속 3일 브런치는 아무래도 좀 빡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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