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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동 함께할개사랑할개 부천 유기견입양 애견카페호텔

마로에니 2022. 9. 8. 23:31

함께할개사랑할개

  •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262번길 화이트몰 202호

강아지를 사랑함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 여자친구. 15년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잊지 못해 길거리에서 산책하는 강아지들만 보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여자친구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퇴근 후 애견카페를 가자고 했다.

부천에는 여러 강아지&고양이 카페가 존재하지만 시설적인 부분에서 크게 만족을 했던 카페가 없었기에 서울쪽으로 나가야 하나 싶었는데, 블로그 리뷰를 보니 신중동역부천시청역 사이쯤에 위치한 함께할개사랑할개라는 곳이 제법 평가가 좋아 보여서 퇴근 후 발걸음을 옮겼다. 위치는 먹자골목쪽에 있고 삼성서비스센터 방향에 있어서 찾기는 제법 쉬운편.

지도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애견카페치고 생각보다 너무 조용하다고 느껴져서 그냥 퇴각할까 싶었지만, 우리의 발소리를 들었는지 내부에서 강아지 수십마리가 짖어대는 소리가 들렸었다. 하는 수 없이 짖어대는 녀석들의 얼굴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일반적인 애견카페가 아닌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 유기견 입양 카페이면서 강아지들을 맡아주는 애견호텔의 기능도 하고 있더라! 찾아보니 부천의 자립형 유기견입양카페라고..

무튼, 입양할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아지를 맡기려고 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용수칙부터 읽어보았는데, 1인 1음료가 필수적이며 초등학생 이하는 입장할 수 없는 노키즈존이라고 한다. 그리고 개들이 많이 짖어대니 빠르게 입장하라는..!

와;;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시커먼 강아지 두 마리가 막 짖어대던데, 마치 이곳은 나의 영역이니 닝겐들은 서둘러서 꺼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 사납게 짖어대더라.. 큰 개를 무서워하는 나는 도망가고 싶었는데 여자친구가 금방 상황진압을 해줘서 들어갈 수 있었다.

부천 애견카페 함께할개사랑할게의 실내 모습. 카운터 앞으로 펼쳐진 큰 홀이 하나 있고 오른쪽으로는 강아지들이 사료를 먹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1인당 1음료를 주문해야 한다. 가격은 그냥 쏘쏘한 수준.

자리를 잡기도 전부터, 새로운 사람들이 괜찮은 사람들인지 냄새로 확인하는 녀석들. 너무 많이 몰려서 움직이기가 힘들었을 정도로 잠시나마 유명인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참고로 이곳에 보이는 모든 강아지가 입양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곳은 애견호텔의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이 잠시 맡겨둔 강아지들도 있기에 함께할개사랑할개에서 보호중인 강아지들만 입양이 가능하다. 그리고 무작정 이쁘다고 해서 바로 데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유기견, 유기묘 보호소처럼 사장님과 면담 및 심사를 진행하고 그 심사에서 통과해야만 입양이 결정된다.

고양이카페보다 강아지카페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는 사람을 반기는 정도의 차이라고 본다. 수없이 많은 고양이카페를 돌아다녀봤지만, 사실상 들어가서 5분 정도나 반길까? 그 외에는 전부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강아지카페는 성능부터가 확실히 다르다. 앉아만 있어서 BTS 저리가라 할 정도의 인기로 강아지들이 몰려오거나 공만 던져줘도 손흥민처럼 잽싸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 맛에 애견카페를 오지.

물론 모든 강아지들이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는 유기견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놓고 그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을 향해 짖거나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기도 한다. 근데 너무 이뻐서 막 만지고 싶음..

조금 아쉬운건 어떤 강아지가 유기견인지, 어떤 강아지가 호텔링 중인 강아지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는 것.. 보통 이런 애견카페 글을 작성할 때 호텔링중인 강아지 사진을 잘못 업로드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글을 봤는데, 나도 거기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기가 조금 무섭기도 했었다.(물론 사장님께서는 사진 촬영을 허락해주신다.)

내 무릎 위에 올라타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녀석ㅋㅋ 근데 어림도 없지! 바지를 얇은 걸로 입었는데 강쥐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 무릎에 올리기가 곤란했음.

결국 여자친구의 무릎에 선택당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는 녀석. 이래서 애견카페를 오면 안되나보다. 너무 귀여워서 막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듦..

얘는 우리가 음료를 홀짝거리고 있을 때 주인이 맡기고 간 치와와인데 사장님이 놀아주려고 해도, 간식을 줘도 반응 없이 계속 주인을 찾기만 하더라.. 한때 우리도 강아지를 애견호텔에 맡겨둔 적이 있었는데, 이 강아지와 똑같았을 것을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찡해진다는..

오랜만에 유기견 입양카페에 다녀왔는데, 느낀 것이 참 많았다. 과거의 유기견카페에서 보호하는 강아지들 대부분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잡종, 믹스견의 비중이 높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품종견들만 키워서 그런지 유기견들중 대부분이 품종견이라는 것. 개인 사정으로 인해 파양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녀석들이 오매불망 주인만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괘씸하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아무튼, 부천 애견카페 함께할개사랑할개를 다녀와봤다. 우리는 음료 하나씩 주문하고 3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던 것 같은데, 강아지들이 애교 넘치는 재롱둥이라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 강아지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추천하고 싶은 그런 장소다. 개판이라는게 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기도 하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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