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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RAW 보정 프로그램 라이트룸 VS 캡쳐원 뭐가 더 좋을까?

마로에니 2022. 2. 6. 20:07

예제사진예제사진

여기, 똑같은 사진 두 장이 있다. 왼쪽에 있는 사진은 라이트룸으로 보정 없이 단순하게 내보내기를 하여 추출한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 역시 캡쳐원으로 내보내기 한 사진이다. 평소 당신이 사진에 크게 관심이 없거나, 평소 후보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두 사진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픽셀피퍼(Pixel Peeper)'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픽셀피퍼는 필요 이미지를 필요 이상으로 확대하여 이미지의 퀄리티를 따지는 사람들로, 눈으로도 구분하기 힘든 이미지를 굳이 확대해서 선예도와 노이즈를 하나하나 비교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센서배열

하지만 나는 픽셀피퍼도 아닌데.. 요상하게 후지(Fujifilm)로 촬영한 사진들을 라이트룸에서 보정하고 있으면 묘하게 퀄리티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후지의 센서 패턴이 베이어 센서 패턴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긴 했지만 고작 이것 때문에..?라는 생각으로 캡쳐원으로 이미지를 불러와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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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 vs 캡쳐원

왼쪽의 이미지가 라이트룸으로 불러온 이미지이고 오른쪽의 이미지가 캡쳐원으로 불러온 이미지다. 분명 똑같은 이미지를 불러왔고, 둘 다 400%로 확대만 했을 뿐인데 라이트룸으로 불러온 이미지에서는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듯한 'Worm'증상이 보였고 캡쳐원에서 불러온 이미지는 신기할 정도로 부드럽고 깔끔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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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 vs 캡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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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 vs 캡쳐원

Worm증상은 인물사진을 확대했을 때나 나뭇잎을 확대했을 때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지는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후지 센서 패턴을 라이트룸에서 정상적으로 호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렇게까지 사진을 확대해서 볼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전체적인 디테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뭔가 좀 찜찜해진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익숙하지 않은 캡쳐원을 사용해야 할까..? 오직 후지 하나만을 위해서..? 이렇게 생각하니 뭔가 조금 싫더라. 니콘이나 캐논, 소니는 전부 라이트룸으로 보정을 하는데 후지때문에 캡쳐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라이트룸을 사용하면서 해당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구글링을 해보던 중, 아주 반가운 영상 하나를 접하게 되었다. 구독은 해놓았지만 언어의 장벽 때문에 자주 챙겨보지 않았던 pal2tech에서 해당 문제에 관하여 영상 하나를 업로드해주었는데, 영상대로 따라 해보니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라이트룸에서 후지 RAW를 보정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후지를 라이트룸에서 사용하려면?

보정법

라이트룸에서 문제가 되는 Worm증상은 바로 세부사항-선명하게 하기 옵션에 있다고 한다. 라이트룸이 후지의 X-Trans 센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지를 조금 날카롭게 설정하여 불러오는데, 이 설정이 바로 선명하게 하기 설정이며 이 설정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Worm증상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보정법
세부사항 변경 전
보정법
세부사항 변경 후

  • 세부사항은 반드시 0으로!

세부사항 만질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양, 반경, 마스크는 입맛 따라 조절해도 되지만 세부사항만큼은 꼭 0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게이지를 움직여보면 알겠지만 세부사항이라는 옵션 자체가 Worm증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옵션만 0으로 설정해주고 나머지 옵션을 적절하게 설정해주면 이전보다 확실하게 깔끔해진 이미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이미지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평균적으로 저 값을 고정으로 사용 중이다.)

보정후기보정후기
라이트룸 세부사항 변경 전 & 후

세부사항을 적용하기 전과 적용 후를 400% 확대한 라이트룸 결과물로 비교해보니 그전보다는 확실히 부드럽고 깔끔해진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고 디테일도 크게 뭉개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정후기보정후기
세부사항 설정된 라이트룸 vs 캡쳐원

그렇다면 캡쳐원과 비교했을 때는 어떨까? 확실히 이전의 비교보다 차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세부사항을 다 줄여놔서 그런가 라이트룸 쪽의 이미지의 디테일이 조금 떨어지는 것에 비해 X-Trans 호환이 잘 되는 캡처원 쪽의 디테일이은 그래도 잘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약

  •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후지 후보정은 라이트룸보다 캡처원 쪽이 더 유리해 보인다.
  • 죽어도 라이트룸을 사용해야겠다면 세부사항 옵션을 만져주자.(나는 프리셋으로 저장해서 사용 중)
  • 이렇게까지 사진을 확대해서 보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대충 만족하면서 살자.
  • 본인 손에 더 잘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

샘플사진

후보정 작업을 하던 도중 "후지 RAW는 왜 이렇게 흐리멍텅하지?"라는 궁금증 하나 때문에 이런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결과를 얻은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하다. 캡처원 쪽이 살짝 더 좋다는 걸 알긴 했지만, 나는 상업용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며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사용법도 잘 모르는 캡처원 보다는 손에 익은 라이트룸을 사용하기로 선택했다.😊